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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이들을 기억하지 못했는가"...1인당 30kg 짊어지고 강제이주한 동포들

"왜 우리는 이들을 기억하지 못했는가"...1인당 30kg 짊어지고 강제이주한 동포들

현장 사진 183컷에 담은 한인 디아스포라...고려극장·콜호스, 강제이주 뒤 이어진 삶 [신간] '뭉우리돌의 광야' '뭉우리돌의 광야'는 1937년 강제 이주 뒤 중앙아시아에 남은 한인과 독립운동가의 흔적을 좇는다. 김동우 작가는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현장과 후손 ...

[신간] '뭉우리돌의 광야'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뭉우리돌의 광야'는 1937년 강제 이주 뒤 중앙아시아에 남은 한인과 독립운동가의 흔적을 좇는다. 김동우 작가는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현장과 후손 인터뷰를 바탕으로 망각된 이름들을 기록했다. 1937년 연해주 한인들은 소련의 강제 이주 명령으로 중앙아시아 황무지로 향했다. 개인 짐은 1인당 30kg으로 제한됐고, 조상 묘를 떠나며 흙 한 줌을 챙긴 이들도 있었다. 이 책은 강제 이주와 대숙청으로 흩어진 독립투사, 한인 지도자들의 삶을 비석과 묘지, 후손의 기억을 따라 복원한다. 저자는 중앙아시아에 이주한 이들을 '고려인' 대신 '한인'으로 부른다. 미국·중국·일본·러시아를 오가며 같은 역사를 써온 조상이라는 뜻을 담았다. 낯선 기후와 언어 속에서도 한인들은 농업과 예술을 통해 공동체를 이어갔고, 고려극장과 콜호스(집단농장)는 그 삶의 현장으로 남았다. 책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3개국을 1~3장으로 나눠 답사한다. 2018년 시작한 중앙아시아 취재는 8년간 이어졌고, 저자는 23개 이상 도시를 여러 차례 찾았다. 독립운동 사적지와 중앙아시아 현장을 담은 사진 183컷,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인터뷰도 함께 실었다. 홍범도 장군의 마지막 생은 카자흐스탄 장에서 다룬다. 홍범도는 강제 이주 뒤 병원 경비와 고려극장 수위, 정미소 근로자를 거쳐 크즐오르다에서 생을 마쳤다. 행방불명됐던 철비를 되찾는 과정과 고려극장 배우 태장춘의 묘지를 발견한 답사도 이어진다. 키르기스스탄에서는 3대에 걸쳐 14명의 독립운동가를 낸 허위 가문의 후손들을 만난다. 연해주 독립운동가 최재형의 후손 문제와 묘역 정비 과정, 회고록과 자서전 70여 종을 남긴 이인섭의 기록 활동도 교차한다. 알려진 영웅의 이름 뒤에 놓인 가족사와 기록의 공백을 함께 짚는다. 우즈베키스탄 편은 강제 이주 뒤 농업을 일군 채정학·김만삼·김병화와 한인 후손들의 생활을 담는다. 안디잔에서 정부군 발포로 희생자가 발생한 2005년 사건을 한국의 5·18 광주와 나란히 놓으며, 현지의 국가 폭력과 기억 문제도 살핀다. 화투와 추석 성묘 풍경은 이주 공동체가 지켜온 문화와 정체성의 흔적이다. 김동우 작가는 2017년부터 국외 독립운동사적지와 후손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는 '뭉우리돌을 찾아서' 프로젝트를 이어왔다. 앞서 인도·멕시코·쿠바·미국을 다룬 '뭉우리돌의 바다', 러시아와 네덜란드를 기록한 '뭉우리돌의 들녘'을 펴냈다. 이번 책에는 현지 답사로 확인한 사적지 GPS 좌표도 담았다. 광야에 남은 묘지와 비석은 독립운동사와 한인 디아스포라의 삶이 함께 놓인 기록물이다. '뭉우리돌의 광야'는 이름을 남기지 못한 이들의 흔적을 따라가며, 강제 이주와 국가 폭력 이후의 삶을 어떻게 기억할지 묻는다. △ '뭉우리돌의 광야'/ 김동우 지음/ 460쪽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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