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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아카사카에서 30만엔어치 고등어를 맛보다...훔치고 싶다 이 기술

도쿄 아카사카에서 30만엔어치 고등어를 맛보다...훔치고 싶다 이 기술
Source:chosun

3개년 계획으로 고등어를 주제로 요리책을 집필하기로 마음먹었다. 고등어에 관한 이론을 넘어 실전까지. 누구에게 배움을 얻을 것인가. 나는 단돈 2만엔만 들고 일본에 유학을 갔다.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고, 생활용품은 대부분 주워 썼다. 밥그릇은 물론 속옷, 겉옷, 팬티, 칫솔까지. 학교에는 일 년에 몇천만 원을 냈지만, 최소 5000억원, 최대 1조원 이상의 지식과 기술을 흡수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지식과 지혜, 기술까지 전부 훔쳐 내 것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남자는 이 정도 배짱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교수님들을 통해 집요하게 ‘고등어’에 관한 지식을 파고들었다. 지방마다 다른 고등어 요리와 손질법, 지역 요리의 유래까지 분석했다. 다음 단계는 직접 먹어보는 일이었다. 제일 먼저 간 곳이 교토(京都)의 고등어 스시 전문점이었다. 예약은 안 됐지만 무조건 찾아갔다. 330년 된 간판에 2인용 테이블 두 개가 전부인 작은 가게였다. 시설도 개업 당시 모습 그대로라고 했다. 하루 매출이 400만원이라는 말을 듣고 기절초풍하는 줄 알았다. 그게 가능한가. 스시 맛보는 건 포기하고, 화장실만 한번 써봐도 되겠냐고 부탁했다. 홀에서 화장실로 이어지는 통로에는 조화가 아닌 생화가 놓여 있었다. 최신식 변기 앞은 통유리였고, 그 너머에는 아늑한 정원이 펼쳐져 있었다. 버드나무와 단풍나무 아래 작은 연못에서는 팔뚝만 한 잉어 한 마리가 유유자적 헤엄치고 있었다. 나는 그 풍경에 넋을 잃고 울었다. 돌아와 그날 하루를 꼼꼼히 기록했다. 인생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일본 전통 고급 요릿집을 끝까지 벤치마킹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교수 소개로 가게 된 후쿠이(福井県)의 150년 된 식당에서는 기술을 많이 배웠다. 고등어를 자른 뒤 소금에 절여 화학 반응을 일으키고, 두 시간에 걸쳐 두드러기 성분을 빼낸 뒤 식초에 절이는 방식이었다. 먹어보고 놀랐다. 어떻게 고등어에서 이런 맛이 나오는가. 일본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시코쿠(四國)의 고등어 전문점에서는 소금과 식초 단 두 가지만으로 주낙으로 잡은 고등어를 다루고 있었다. 700g~1kg짜리 고등어가 말문이 막힐 정도의 맛을 냈다. 공부의 맛이 뼈에 사무쳤다. 벳푸(別府)에서는 두 종류의 식초를 사용해 사과 향과 꿀 향이 나는 고등어를 맛봤다. 가업 비법이라 자세한 설명은 듣지 못했지만, 느낀 점은 빠짐없이 기록해뒀다. 나고야(名古屋)에는 친하게 지내던 도자기 회사 사장 가토(加藤)씨가 있었다. 고급 거래처에 그릇을 납품하는 분이었다. 나는 두 달 동안 아르바이트비를 모아두고, 그에게 연락했다. “나고야에서 제일 유명한 고등어 사시미를 먹고 싶습니다.” 우리는 나고야역 앞 다카시마야 백화점 13층의 나다만(なだ万)으로 갔다. 가토 사장의 부탁을 받은 총요리장이 몇 시간에 걸쳐 기술을 전수해줬다. 30년을 갈고닦은 기술이었을 텐데, 아직도 그 은혜를 잊지 못한다. 나고야를 다녀온 뒤 나는 더 짠돌이가 됐다. 40엔짜리 우동 한 그릇으로 점심을 때우고 수돗물을 마시며 벤치에 앉아 책을 읽었다. 저녁 아르바이트를 가면 직원식당 미나미 아주머니가 남은 밥과 반찬을 챙겨주기도 했다. 한 달쯤 뒤 가토 사장이 연락을 해왔다. 도쿄(東京)의 유명 호텔과 아카사카(赤坂)의 전설적인 요리장에게 얘기를 해놨으니 배우러 가보라고 했다. 그 비싼 오사카-도쿄 신칸센 왕복표도 보내왔다. 그렇게 도쿄행이 이뤄졌다. 아카사카의 초밥왕에게로 갔다. 그의 가게 카운터석에 앉아 시메사바를 서빙 받았다. 모든 것이 달랐다. 은은한 단맛, 바다 향, 다시마 풍미, 소금의 감칠맛, 한 번도 맛본 적 없는 식초의 부드러움. 고풍스러운 갯내음과 전체적인 조화가 입안에서 퍼졌다. 시메사바 위에 얹은 고명도 아름다움 자체였다. 붉은빛이 은은하게 감도는 고등어 살은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멍했고, 나중에는 울었다. 요리장은 고등어 하나로 수십 가지 요리를 맛보게 했다. 시메사바 사시미, 기스시(生寿司), 고등어 봉초밥, 밧테라, 숯불 고등어 봉초밥, 다시마말이 봉초밥, 소금구이, 데리야키, 된장조림, 소바, 튀김, 미소시루까지. 천지개벽 같은 날이었다. 가토 사장님이 계산할 때 보니 만 엔짜리 지폐가 서른 장 넘게 나왔다. 너무 큰 죄를 지은 기분이었다. 그래도 그날 밤의 황홀한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전설의 요리장이 말했다. “김 상, 내일 새벽 4시 반에 츠키지 시장 장 보러 가는데 같이 가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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