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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테나 달면 집값 300만원 뛴다”... 동네주민이 매달 안방에 모이던 시절

“안테나 달면 집값 300만원 뛴다”... 동네주민이 매달 안방에 모이던 시절
Source:chosun

안테나 달면 집값 300만원 뛴다 동네주민이 매달 안방에 모이던 시절 1976년 시작한 반상회의 날

조선일보 사진기자들이 1950년대부터 촬영한 필름 약 1200만컷이 조선일보사의 서고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그 필름들을 디지털화하여 아카이브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 빛나던 순간의 사진들을 조선일보 멤버십 회원분들께 먼저 보여드립니다. 1976년 5월부터 ‘반상회의 날’이 정해지고, 매달 정기적인 반상회 모임이 시작됩니다. 반상회의 날은 처음에는 매월 말일이었는데 이후에 25일로 변경되죠. 반상회는 일제 강점기 일본에 의해 시작되었고 이승만 정권 때도 반상회가 있었지만, 본격적인 정기 반상회는 이때 시작되었습니다. 조선일보는 1976년 5월 31일 열린 첫 반상회를 기사로 전합니다. “각 반의 반장과 구청에서 파견된 담당관이 참석한 이날 반상회는 출석 점검이 끝나고 공지 사항 전달 때에는 지리함을 느끼는 듯 조는 이들까지 있었으나 ‘요망 사항 말하기’에 이르자 회의 분위기는 활기를 띠었다.” 전달 사항이 너무 많아 졸렸는데, 민원을 말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네요. 주민들이 민원을 직접 말할 수 있다는 점이 반상회의 참석률을 높인 듯합니다. 이날 전국에서 제기된 건의 사항은 9000건이 넘었습니다. “내용별 순위를 보면 1오물 수거 신속 처리 2상수도 대책 3버스 증차 및 노선 연장 4뒷골목 보안등 설치 5여름철 방역 대책 6무허가 건물 철거 연기 7도로 포장 8재개발 사업 촉진 또는 문제점 9하천 복개 10육교 설치 등이었다.” 조선일보는 반상회의 문제점도 지적합니다. “개최 장소도 선결돼야 할 난제. 당국은 반장 또는 명예 반장 집에서 회의를 열도록 지시했었으나 도시의 경우 반원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가정이 드물었다. ⋯넓은 공간을 지닌 부유층 주택가는 반원이 20명 미만인데 반해 서민층 주택가는 20~30명, 아파트 지구는 동단위로 반을 나누어 40~60명이어서 반원이 동시에 모일 수 있는 장소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어떤 반상회는 동네 공터에서 열리기도 했습니다. 좁은 집만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안방 공개는 곧 사생활의 개방’이라는 이유를 들어 장소가 있으면서도 응하지 않은 가구주가 있었다고 한다. 또 여러 이웃을 모아 놓았을 때 음료수 정도는 대접해야 하는 것이 인정인데 부유촌을 제외하고 아무 부담 없이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가정이 얼마나 될 것이냐는 일부의 의견도 있다.” 첫 반상회였기에 국무총리나 장관들도 자신의 동네 반상회에 참석했습니다. 이날 김치열 내무부 장관은 반상회에서 “일상생활의 불편 사항을 이 모임을 통해 관에 건의, 해결하고 우리 사회 한구석에 침투해 있을 간첩이나 불순분자를 서로의 정보를 통해 색출해 내는 게 반상회의 참다운 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1979년 ‘남민전’ 사건이 발생하고, 주범이 살던 아파트에서는 ‘반공 반상회’가 열렸습니다. 반장 김정자 씨는 ”반장으로서보다 철저히 이들 위장 부부의 생활 동태를 사전 파악하지 못한 것이 부끄럽기만 하다“고 말했다네요. 76년 8월에 8·18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이 벌어지자 반상회는 북한 규탄 대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1억9천여만원의 각종 성금이 답지”했고 “김일성 인형 화형식 1백 49건” 열렸습니다. 1977년 7월에는 특별하게 “수재민 돕기 반상회”가 열려 위문금과 위문품을 모으기도 했다네요. 반상회는 조금씩 변해갔습니다. 1990년 7월 9일 자 조선일보에 실린 독자 정영선 씨의 의견이 흥미롭습니다. “며칠 전 반상회에 참석했다. 반장의 전달 사항을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 일본 NHK방송을 보려면 설치비가 70만원 정도 들지만 단체로 이를 설치하면 한집에 2만5천원 정도면 된다는 설명이다. 평소 거부감을 갖고 있던 터에 그런 소리를 들으니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물론 그중엔 반대도 있었고 찬성하는 사람도 꽤 있는 듯했다. 더구나 웃지 못할 이야기는 공청 안테나가 세워져 있으면 아파트값도 2백만~3백만원 정도는 오른다는 것이다. 이런 처사는 정말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다. 반상회가 이렇게 변질되어 가고 있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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