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의 노력에 33만명이 함박웃음...전국 최초 첨단 학습 도구 무료 이용

김희린(18·부산국제고 3년)양은 지난해 5월 수행평가를 위해 프레젠테이션(PPT) 등이 탑재된 다양한 기능의 ‘캔바’(Canva) 유료판을 무료로 이용하려고 캔바에 신청서를 세차례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그래픽 디자인 플랫폼인 캔바 유료판은 교육 목적이라면 무료 사용을 허가한다. 이후 김양은 오스트레일리아 캔바 본사에 답답함을 호소하는 전자우편을 보냈다. 캔바는 “유료판을 무상 사용하려면 교육청을 통해 인증받아야 한다”고 답변했다. 현실적인 벽을 느낀 김양은 부산시교육청 누리집에 “모든 학생이 유료판을 편리하게 무료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부산시교육청 누리집 담당자가 교육연구정보원에 글을 전달했다. 교육연구정보원은 부산 학생·교사가 구글 클래스룸과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4억원을 들여서 검증된 민간 플랫폼들을 안전하게 엮어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통합 도메인 시스템 ‘펜즈’(PENZ)다. 부산 교육망(Pusan Education Networks)과 디지털 학습 도구(Pens)에서 따온 말이다. 오는 9월부터 부산 초1~고3 학생 30만명과 교직원 3만명이 로그인하면 구글 제미나이,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어도비 파이어플라이, 챗지피티(GPT)까지 유료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학생은 초1부터 고3까지 인터넷 계정 하나만 사용하면 된다. 데이터 손실 없이 학습 과제물 등 포트폴리오를 12년 동안 같은 공간에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다. 교사는 다른 학교로 옮겨도 다시 인터넷 계정을 발급받지 않아도 된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학적 정보와 100% 연동돼 학생 계정 생성과 진급 처리가 자동화되므로 계정 관리 업무에서 해방된다. 행정직은 다른 학교로 옮겨도 동일한 계정을 유지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 부산시교육청이 펜즈에 탑재된 유료 프로그램 사용료는 연간 12억원이다. 부산 학생·교직원 33만명이 개별적으로 이용할 때 지불해야 하는 전체 연간 사용료의 0.03%다. 부산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관계자는 “학생의 용기 있는 건의로 예산을 대폭 절감하면서, 부산교육청은 우수한 4개 프로그램을 교육 가족이 무료 사용하는 전국 최초의 교육청이 됐다”고 말했다. 부산국제고 학생회장인 김희린양은 “학생이 교육청에 유료판 무료 사용 허가를 신청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다른 학생들은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교육청에 건의했다. 많은 분의 불편함이 개선된다고 하니 기쁘다”고 말했다. 김광수 선임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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