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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 현장] 35만 명 홀린 통영시 ‘현수막 대왕’

[발상 현장] 35만 명 홀린 통영시 ‘현수막 대왕’
Source:idomin

가수 레이디 가가(Lady Gaga) 대표곡 ‘Poker Face(포커 페이스)’가 흘러나옵니다. 폐펼침막으로 만든 왕관을 쓰고 망토를 두른 한 남성이 노래에 맞춰 도도하게 복도를 걸어다닙니다. 통영시 누리소통망(SNS)에 올라온 ‘현수막 대왕’ 영상은 온라인을 달궜습니다. 이 유쾌한 영상 뒤에는 2022년부터 폐펼침막을 재활용하고자 치열하게 고민한 공무원이 쏟은 노력이 숨어 있습니다.지난 21일 통영시 공식 누리소통망(SNS)에 올라온 ‘현수막 대왕’ 영상은 조회수 35만 3000회, 좋아요 1만 1000개를 돌파했다. 올해 6월

폐펼침막 재활용 우산 제작 SNS에 퍼진 홍보 영상 인기 길에서 부러진 우산 보고 착안 가수 레이디 가가(Lady Gaga) 대표곡 ‘Poker Face(포커 페이스)’가 흘러나옵니다. 폐펼침막으로 만든 왕관을 쓰고 망토를 두른 한 남성이 노래에 맞춰 도도하게 복도를 걸어다닙니다. 통영시 누리소통망(SNS)에 올라온 ‘현수막 대왕’ 영상은 온라인을 달궜습니다. 이 유쾌한 영상 뒤에는 2022년부터 폐펼침막을 재활용하고자 치열하게 고민한 공무원이 쏟은 노력이 숨어 있습니다. 지난 21일 통영시 공식 누리소통망(SNS)에 올라온 ‘현수막 대왕’ 영상은 조회수 35만 3000회, 좋아요 1만 1000개를 돌파했다. 올해 6월 기준 통영시 인구가 11만 5889명인 점을 생각하면 단순하게 계산해서 모든 통영시민이 영상을 두 번 이상 본 셈이다. 누리꾼들은 “통영시 일 잘한다”, “우산이 탐나기는 처음이다” 같은 댓글을 남겼다. 통영시는 이번 영상으로 ‘폐현수막 재활용 우산’을 처음 만든 지방자치단체인 점, 시민이 우산을 자유롭게 빌릴 수 있다는 점을 널리 알렸다. 영상 속 주인공은 통영시청 도시과 소속 정현욱(30) 주무관이다. 콘텐츠에서 뽐낸 도도한 이미지와는 반대로 수줍음이 많아 보였다. 영상에 출연하게 된 것도 그저 우연이다. 통영시 SNS홍보팀에서 원래 만들기로 했던 영상이 취소되면서 정 주무관에게까지 기회가 온 것이다. “홍보팀이 폐현수막을 홍보해보자고 먼저 제안해서 영상을 찍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뒷모습만 찍는다고 했는데 일이 커졌네요. 원래 빨리 찍고 끝내려고 했는데 테이프로 붙인 망토가 자꾸 뜯어져서요. 중간중간 고쳐가면서 촬영하다보니 1시간가량 찍었습니다.” 정 주무관 담당 업무는 옥외광고 관리다. 6년간 펼침막 관리 단속 업무를 전담한 그는 현장에서 짧게 사용된 뒤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펼침막이 많다는 점을 주목했다. 1년 동안 통영시에서만 버려지는 펼침막이 1만 3000장이다. 그 중에서 1만 장은 우산·파라솔·장바구니 등으로 재활용되고 너무 더럽거나 구멍이 나서 쓸 수 없는 펼침막 3000장가량은 소각된다. “수거한 폐현수막을 우산 전문 업체에 보냅니다. 업체는 폐현수막을 세척해서 선별 과정을 거칩니다. 이후 재활용할 수 있는 현수막을 길게 롤처럼 이어서 방수처리를 합니다. 방수용액이 다 마르면 현수막을 모양에 맞게 자르고 우산살을 붙여서 완성하죠. 추가 방수 테스트를 거친 후 시청이나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공급됩니다.” 그렇게 제작된 우산은 행정복지센터에 비치된다. 누구나 필요할 때 가져갔다가 반납하면 된다. 폐펼침막 재활용 우산은 2022년 정부 ‘폐현수막 재활용 지원 사업’에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정 주무관과 함께 도시과에서 일하던 이성호(35) 주무관은 길가에 버려진 ‘부서진 우산’을 유심히 살폈다. 천은 다 찢어지고 대만 남은 우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당시 행정안전부에서 폐현수막 재활용 물품을 기획하면 지원금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뭘 만들까 계속 고민했죠. 특히 현수막을 철거할 때 저도 현장에 따라가곤 했는데요. 현수막 천이 삭고 오래되면 철거 과정에서 가루같은 게 손에 많이 묻습니다. 그래서 재활용했을 때 가루가 나오지 않으면서도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물건을 계속 찾았죠.” 우산을 만드려면 방수 용액을 발라 코팅 단계를 거쳐야 한다. 우산은 펼침막 가루가 나오지 않으면서도 실용적인 ‘일석이조’ 물건이었다. 이 주무관이 공모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던 바탕에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다. 같은 과 동료였던 정현욱 주무관은 공모 신청 과정에 함께 했다. 상급자를 비롯해 주변 뒷받침도 든든했다. “공무원 조직 문화가 딱딱하다고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저희 부서도 그런 점이 있지만 저연차 공무원들 기획을 무시하지 않고 오히려 지원해주는 분위기였어요. 우산을 처음에 만들었을 때도 부서 선배가 계속 응원해주셨죠.” 물론 응원만 받았던 것은 아니다. 정부 지원 사업에 선정된 후 우산이 만들어지자 ‘단가가 너무 높다’는 지적도 있었다. 일반 생활용품점이나 편의점에서 새 우산을 사는 것보다 비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 이성호 주무관은 다른 시선을 주문했다. “폐현수막 재활용 우산은 업사이클링입니다. 버려진 자원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개념이죠. 당장은 새 것보다 비싸지만 길게 보면 결국 선순환입니다. 이번 기획을 통해서 통영시 비전을 알리고 재활용에 대한 사람들 생각을 바꿀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성공이죠. 더 나아가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현수막을 줄여야겠다는 인식도 생기면 좋겠습니다.” /권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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