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뚫은 영남 폭염, 가뭄까지 덮쳐...복합재난 커진다

경남 양산의 최고기온이 40.3도까지 치솟는 등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40도를 넘나드는 극단적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가뭄도 겹친 복합 재해까지 악화되고 있다. 기상청은 29일 하루 중 최고기온이 39도(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으로 예상될 때 발효하는 폭염중대경보를 앞서 발효한 양산·의령·창녕에 이어 밀양과 김해에도 발효했다. 또 30일 오전 11시를 기해 창원과 부산 중·서부에도 이를 발효한다고 예고했다. 특히 양산의 기온은 29일 오후 3시34분에 40.3도까지 올랐다. 양산에서 2008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최고기온이다. 부산의 기온도 38.8도(부산기상관측소 기준)까지 치솟아 122년 관측 사상 최고를 찍었다. 기상청은 부산·경남 지역의 경우 서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소백산맥을 넘으며 뜨거워지는 ‘푄 현상’ 영향과 폭염이 계속되면서 밤에도 열이 충분히 식지 않은 탓에 더위가 한층 더 강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기록적 폭염으로 28일까지 경남에서만 온열질환자가 135명 발생했고,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지역 가축들도 위기에 빠졌다. 닭 1만2243마리, 돼지 3557마리가 폐사했다. 질병관리청 연구에 따르면, 폭염중대경보 수준의 더위에서는 하루 사망자가 평소보다 16% 늘어난다. 가뭄 대응에도 비상이 걸렸다. 경남 양산·밀양·창녕 등에 물을 공급하는 밀양댐 저수율은 이날 저녁 6시30분 기준 34.1%까지 떨어졌다. 밀양댐의 가뭄 위기 경보는 지난달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된 데 이어,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8월 초 ‘경계’ 단계로 들어갈까 우려된다. 밀양 저수지 39곳과 창녕 저수지 4곳에선 제한급수가 시작됐다. 경남도 관계자는 “먹는 물과 벼농사용 농업용수엔 아직 문제가 없으나 밭농사용 물 공급에는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며 “8월까지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면 매우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했다. 기상청의 수문기상 가뭄정보 시스템을 보면, 28일 기준 경남의 최근 한달 강우량은 68mm로 평년(297.9mm)의 22.8% 수준이다. 울산의 경우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 321곳의 평균 저수율이 47%이고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댐 3곳의 저수율도 3.7~26.4%까지 낮아졌다. 울산시는 부족한 물을 채우려고 낙동강 물을 하루 9만3천톤(톤당 233.7원)씩 사들이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논문 ‘한반도 폭염-가뭄 복합 재해의 시공간 특성 분석 및 여름철 강화 경향성 포착’을 보면, 1984년부터 2023년까지 기상관측(ASOS) 자료 분석에서 여름철에 폭염과 가뭄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재해 증가가 두드러졌다. 여름철 강우량이 줄고 폭염 빈도는 증가했기 때문인데, 앞으로 이런 현상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남북, 대구 등 남서부 및 내륙 지역과 강원도에서 복합 재해가 잦았다. 이 논문 연구진은 “폭염·가뭄 복합 재해 발생 빈도는 계절과 지역별 차이가 매우 뚜렷하므로 이런 특성을 위험성 평가와 대책 수립 때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박현정 최상원 주성미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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