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형 BRT 섬식정류장 논란, '숙의형 공론화' 카드 왜 꺼냈나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일었던 제주형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섬식정류장 관련 사업의 존폐 여부와 관련해 민선 9기 위성곤 제주도정이 '숙의형 공론화'를 카드를 꺼내들었다. 제주도는 지난 14일 열린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올해 하반기 숙의형 공론화를 거쳐 BRT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섬식정류장과 양문형 버스의 존폐 여부를 포함해 관련 쟁점을 공론에 부치겠다는 것이다.김삼용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헤드라인제주>와의 통화에서 "숙의형 공론화에서는 BRT 사업 전반에 대해 논의하게
선거 땐 "폐지" →인수위 땐 "개선" →출범 후엔 "도민 뜻따라" 시시각각 달라진 BRT 대응 입장...인수위 '100대 과제'에서 혼선?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일었던 제주형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섬식정류장 관련 사업의 존폐 여부와 관련해 민선 9기 위성곤 제주도정이 '숙의형 공론화'를 카드를 꺼내들었다. 제주도는 지난 14일 열린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올해 하반기 숙의형 공론화를 거쳐 BRT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섬식정류장과 양문형 버스의 존폐 여부를 포함해 관련 쟁점을 공론에 부치겠다는 것이다. 김삼용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헤드라인제주>와의 통화에서 "숙의형 공론화에서는 BRT 사업 전반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중앙차로를 유지하면서 당초 계획대로 섬식정류장 방식으로 추진할지, 제주시청~아라동 구간처럼 상대식 정류장으로 할지, 아니면 기존처럼 가로변 차로 방식을 유지할지 등을 폭넓게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도의 설명을 종합하면 숙의형 공론화에서는 △제주형 BRT 정책 방향 △정류장 방식 결정 △양문형 버스 존폐 여부 등 사업 전반의 쟁점을 폭넓게 다루게 된다. 사실상 원점에서 정책방향을 다시 논의하고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제주형 BRT 고급화 사업은 대중교통 시스템 개선을 통해 정시성과 편리성을 높이고, 대중교통 이용 수요를 확대해 자가용 이용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추진됐다. 정책입안 초기에는 대중교통 혁신 전략으로 평가받으며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졌다. 전용차로 운영을 넘어 우선신호 시스템, 정류장 게이트, 사전 요금 결제 등 ‘지상의 지하철’ 개념 도입까지 포함하는 구상이 제시되면서 제주만의 차별화된 정책으로 평가받았다. 제주형 BRT 노선은 오는 2033년까지 총 43.3km 구간에 걸쳐 구축하는 계획이다. 단계별로는 △1단계 국립박물관~동광로~서광로~노형·연동 10.6km △2단계 노형오거리~연삼로~일주동로(삼양·화북) 15km △3단계 연북로~번영로~일주서로(이호·외도) 17.7km 구간을 연결하는 구조다. 사업비는 1단계 318억원, 2단계 650억원, 3단계 764억원 등 총 1700억원대 규모로 예상됐다. 국비 50% 지원을 기반으로 추진되지만, 제주도의 열악한 재정 여건을 고려하면 대규모 투자사업으로 꼽힌다. ◇ 선거 땐 "폐지" →인수위 땐 "개선" →출범 후엔 "도민 뜻따라" 하지만 제주형 BRT는 1단계 사업의 첫 구간인 서광로 섬식정류장 운영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혔다. 섬식정류장 운영으로 인한 일반차로 축소와 교통 혼잡 가중, 양문형 버스 도입으로 인한 이용자 좌석 부족, 예산 과다 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대됐고, 지방선거 과정에서는 결국 폐지론까지 불거졌다. 위성곤 지사 역시 선거 과정에서는 제주형 BRT를 오영훈 도정의 대표적 ‘실패한 정책’으로 규정하며 강하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폐지가 답이라고 생각한다"며 BRT 사업 전면 재검토는 물론 양문형 버스와 섬식정류장 폐지 입장을 밝혔다.그러나 선거가 끝난 후 위 지사의 입장으 조금씩 변화를 보였다. 도지사직 인수위 시절 기자간담회에서는 "BRT사업 자체는 대중교통을 신속하고 정시에 다니게 하는 사업"이라며 "섬식정류장과 중앙차로제에 대해서는 보완할 사항에 대해 인수위에서 구체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섬식정류장이 폐지되면 양문형 버스 도입이 중단돼야 한다"며 "구매 등 계약조건에서 중단이 가능한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거기간 내내 유지했던 '폐지' 기조에서 한발 물러선 셈이다. 이후 '폐지'라는 표현은 사라졌다. 민선 9기 출범 이후에는 '숙의형 공론화'를 통해 최종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으로 다시 선회했다. 한 마디로 "도민의 뜻에 따르겠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해 서광로 BRT 개통 이후 이어져 온 노라을 빠른 시일 내 정리하고, 정책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 도지사 결단은 없고...도민들이 알아서 결정하라? 하지만 숙의형 공론화 카드를 꺼내든 것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적지 않은 비판도 제기된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측면이다. 하나는 도지사 후보 시절부터 당선인 시절, 취임 이후까지 정책 기조가 계속 바뀌면서 빚어진 정책 혼선의 문제다. 한때 국내 최고의 대중교통 혁신모델로 평가받던 제주형 BRT는 선거 과정에서는 '폐지 대상'으로 거론됐고, 이후에는 '보완', 다시 '공론화'로 방향이 바뀌었다. 이 같은 잇따른 정책 기조 변화는 도민사회에 적지 않은 혼란을 주고 있다. 다른 하나는 다분히 책임 회피로 비쳐진다는 점이다. 숙의형 공론화는 도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민주적 의사결정 방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제주형 BRT는 도지사의 정책적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그런 사안까지 공론화에 맡기는 것은 '해법'이 아니라 책임 회피로 비칠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도지사가 이미 약속한 사안이고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할 사안임에도, 이제와서 공론화를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것은 정책 결정의 책임을 도민에게 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 인수위 '100대 정책과제' 모호한 방향설정 때문인가 이런 가운데, 제주도정이 숙의형 공론화 카드를 꺼낸 배경에는 도지사직 인수위원회에서 확정한 '100대 정책과제'의 모호한 방향 설정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수위가 발표한 100대 정책과제에는 '제주BRT 전면 재검토'가 포함됐다. 궃적으로는 △제주형 BRT 고급화 사업의 문제점 분석 및 개선안 도출 △서광로 BRT 구간의 문제점을 보완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할 최적의 대안 마련 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서광로 BRT 운영 실태 전수조사와 정밀 진단, 주민 불편사항 분석, 교통 전문가와 전문기관의 기술·운영상 문제 분석, 단기·장기 개선안 마련 등을 추진한 뒤 전문가와 도민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거쳐 최종 개선안을 결정하도록 제안했다. 동시에 '숙의형 공론화를 통해 도민 수용성을 극대화하고 최종 추진 여부에 대한 정책 신뢰도를 확보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문제는 이 지점이다. 전문가와 전문기관의 정밀 진단과 분석을 통한 개선안 마련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숙의형 공론화를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공론화를 제안한 목적도 분명한 설명이 없다. 또 전문가 정밀 진단과 분석을 통한 개선안 마련이 먼저인지, 숙의형 공론화를 먼저 실시해 사업 추진 여부 자체를 결정할 것인지에 대한 우선순위와 절차도 분명하지 않다. 두 방향이 병렬적으로 제시되면서 정책 해석의 여지를 남겼고, 결과적으로 정책 혼선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제주도가 최근 도의회에서 설명한 것처럼 숙의형 공론화를 통해 BRT 사업 추진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면, 전문가 정밀진단 등은 후순위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전문가 진단을 통해 최적안을 마련한 뒤 공론화를 하는 것이라면 공론화의 범위와 역할, 그리고 시기 또한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인수위 정책과제에서 제시된 방향이 오히려 제주도정의 정책 혼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주형 BRT 숙의형 공론화를 둘러싼 논란과 의문이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론화의 대상은 무엇인지, 무엇을 위한 공론화인지, 누구를 위한 공론화인지, 그리고 정책 결정의 책임은 어디까지 행정이 맡고 어디부터 도민의 판단에 맡길 것인지, 제주도정의 명확한 입장과 설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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