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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역방향부터 '물경계'까지...함민복 13년 만의 여섯번째 시집

KTX 역방향부터 '물경계'까지...함민복 13년 만의 여섯번째 시집

"모든 방향의 합산이 우리들의 평화"...강화도 갯벌의 언어로 넓힌 삶과 죽음의 성찰 [신간] '물빛인쇄소' '물빛인쇄소'는 자연과 삶·죽음의 교감에서 출발해 갈등과 대립의 시대를 향한 시선을 펼친다. 함민복 시인은 전작 이후 13년 만에 낸 여섯 번째 시집에 '화살표를 ...

'물빛인쇄소'는 자연과 삶·죽음의 교감에서 출발해 갈등과 대립의 시대를 향한 시선을 펼친다.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물빛인쇄소'는 자연과 삶·죽음의 교감에서 출발해 갈등과 대립의 시대를 향한 시선을 펼친다. 함민복 시인은 전작 이후 13년 만에 낸 여섯 번째 시집에 '화살표를 위하여' 연작을 함께 묶었다. 시집의 출발점은 바다가 수면에 빛을 새기는 장면이다. 제목작 '물빛인쇄소'는 마음과 마음이 맞닿는 일을 물빛으로 인쇄하는 모습에 빗대고, 자연 속 생명들이 서로 다른 채 어울리는 풍경을 따라간다. 시인은 강화도에서 마주한 목련나무와 산수유, 단풍나무를 통해 기다림과 배움의 시간을 펼친다. 꽃눈이 향으로 차오르기를 기다리고, 온몸에 손을 단 듯한 나무 앞에서 가르치려던 사람이 배움을 얻는 장면이 이어진다. 삶과 죽음의 관계도 시집의 중요한 축이다. '죽은 나무'는 사라지지 않은 죽음을 삶을 비추는 존재로 놓고, '노안'과 '공구함'은 죽음이 삶의 균형을 붙드는 순간을 살핀다. '삶과 죽음은 모래시계, 끝나지 않는 키스'에서는 두 영역을 나뉜 사건이 아니라 서로 뒤집히며 순환하는 움직임으로 다룬다. 죽음은 삶 바깥의 종결이 아니라 현재의 시간을 비추는 대상으로 자리한다. 시집 중심에는 '화살표를 위하여'라는 부제가 붙은 열 편의 연작이 있다. 길을 알리던 화살표가 타인을 겨누는 화살로 바뀌는 과정을 따라가며 자본주의 사회와 갈라진 광장, 전쟁과 종교의 언어를 짚는다. 인공지능을 다룬 '장미와 AI'도 이 문제의식 안에 놓인다. 과정의 대행과 압축, 생략 끝에 요약된 답을 내놓는 AI를 향해 더딘 탐색과 길 잃음이 지닌 시간을 함께 묻는다. '물경계'와 '그물의 시대'는 경계를 단절이 아닌 연결과 안전망의 문제로 다시 본다. 서로 다른 방향이 맞물려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평화로 놓으며, 인간과 비인간이 얽힌 세계를 바라본다. 함민복은 1988년 '세계의 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우울씨의 일일', '자본주의의 약속',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등을 펴냈으며 김수영문학상 등을 받았다. △ '물빛인쇄소'/ 함민복 지음/ 168쪽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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