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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누더기’ 세금-대출-공급 새판 짜라... 부동산 대토론회 주문

[사설]‘누더기’ 세금-대출-공급 새판 짜라... 부동산 대토론회 주문
Source:donga

세제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정부가 마련한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가 23일 열렸다. 토론회는 예정된 100분을 훌쩍 넘겨 진행됐다. 집주인, 무주택자, 대학생, 신혼부부, 공인중개사 등 시장 참가자들과 전문가들이 193분 동안 주택 대출, 세금, 공급 관련 불만과 제안을 내놨다. 이 과정에서 수십 년간 누적된 한국 부동산 시장의 난맥과 정책 혼선도 수면 위로 올랐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주택 시가총액은 1년 새 15.9% 불어나 2894조 원으로 증가했다. 수도권이 전국 주택 시총의 70%를 차지한다. 집값이 단기 급등하면 대출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대출 한도를 제한하자 “규제를 풀어 달라”는 불만이 분출했다. 이날 토론회에 사전 접수된 청원의 대다수가 대출 관련 내용이었다. 2017년 이후에만 30차례의 대출 규제가 쏟아졌다. 대출을 묶었다 푸는 과정이 10년 가까이 되풀이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대출 수요자의 불만은 누적된 것이

세제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정부가 마련한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가 23일 열렸다. 토론회는 예정된 100분을 훌쩍 넘겨 진행됐다. 집주인, 무주택자, 대학생, 신혼부부, 공인중개사 등 시장 참가자들과 전문가들이 193분 동안 주택 대출, 세금, 공급 관련 불만과 제안을 내놨다. 이 과정에서 수십 년간 누적된 한국 부동산 시장의 난맥과 정책 혼선도 수면 위로 올랐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주택 시가총액은 1년 새 15.9% 불어나 2894조 원으로 증가했다. 수도권이 전국 주택 시총의 70%를 차지한다. 집값이 단기 급등하면 대출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대출 한도를 제한하자 “규제를 풀어 달라”는 불만이 분출했다. 이날 토론회에 사전 접수된 청원의 대다수가 대출 관련 내용이었다. 2017년 이후에만 30차례의 대출 규제가 쏟아졌다. 대출을 묶었다 푸는 과정이 10년 가까이 되풀이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대출 수요자의 불만은 누적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토론회에서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은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것”이라며 보유세 인상도 예고했다. 1주택을 기준으로 보유세 기준을 정하고 실거주, 서민·중산층, 지방 거주 등에 따라 세금을 깎아주거나 초고가나 다주택, 투기용 주택은 더 무겁게 매기는 단계적 세제 개편을 제안했다. 과거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해 대출과 세제라는 두 개의 큰 칼을 휘둘렀다. 하지만 ‘두더지 잡기식 과세’가 되풀이되면서 부동산 세제에 대한 혼란과 불신도 커졌다. 토론회에서도 “녹슨 칼이 나온다면 시장을 잡기 어렵다”라거나 “세입자에 세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려면 반복된 ‘땜질 처방’으로 누더기가 된 규제와 세제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우선 투기 목적의 대출을 솎아내고 청년 신혼부부 등 거주 목적의 실수요자와 상환 능력 중심으로 대출 규제를 단계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주택 취득, 보유, 양도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 부담 총량을 고려해 투기를 막고 거래는 활성화하는 시장 친화적 부동산 세제도 다시 설계해야 한다. 문제는 단기에 풀기 어려운 주택 공급이다. 이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수도권을 돌아볼 생각”이라고 할 정도로 집을 지을 땅이 부족하다. 정부와 지자체가 한 팀이 돼 국민이 믿고 기다릴 만한 주택 공급 로드맵과 이행 방안을 내놔야 한다. 누적된 부동산 정책의 곪은 상처를 도려내고 대출-세금-공급 정책의 새판을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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