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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절대 악’ 아니다...밸류업이 만든 또 다른 결말

사모펀드, ‘절대 악’ 아니다...밸류업이 만든 또 다른 결말

홈플러스가 흔들린 자리에는 ‘약탈적 자본’에 대한 비판이 남았다. 기업 가치 제고를 내세운 인수였지만, MBK파트너스의 차입 중심 인수와 자산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 방식이 외려 홈플러스의 경쟁력을 갉아먹었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사모펀드(PEF)를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해졌다. 하지만 모든 PEF가 같은 결말을 만든 것은 아니다. 오너리스크에 빠진 기업의 지배구조를 고치고, 사업 재편과 재무 구조 개선을 통해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한 사례도 존재한다. 이제 PEF가 국내 주요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요한 투

오너 리스크 해소·체질 개선·사업 다각화로 흑자 전환 국내 PE, 평균 3.8년 만에 기업 가치 35% 높였다 홈플러스가 흔들린 자리에는 ‘약탈적 자본’에 대한 비판이 남았다. 기업 가치 제고를 내세운 인수였지만, MBK파트너스의 차입 중심 인수와 자산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 방식이 외려 홈플러스의 경쟁력을 갉아먹었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사모펀드(PEF)를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해졌다. 하지만 모든 PEF가 같은 결말을 만든 것은 아니다. 오너리스크에 빠진 기업의 지배구조를 고치고, 사업 재편과 재무 구조 개선을 통해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한 사례도 존재한다. 이제 PEF가 국내 주요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요한 투자 주체로 올라서면서, 시장은 이 자본이 기업 가치를 어떤 방식으로 높이는지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ADVERTISEMENT “기업 평판 회복에서도 역할 수행” 기업은 언제 무너질까. 소비자의 신뢰가 떠나고 투자자의 기대가 사라졌을 때다. 남양유업은 그 사실을 가장 뼈아프게 보여준 기업이었다. 유업계 1~2위를 지켜오던 남양유업의 발목을 잡은 것은 갑질 논란과 오너 리스크였다. 대리점에 물건을 강매하고 대리점주에게 폭언을 한 ‘대리점 밀어내기’ 사건은 소비자들이 남양유업을 외면하게 된 시작점이 됐고, 창업주 외손녀의 마약 투약 사건, 홍원식 전 회장의 경쟁 업체 비방 댓글 지시 논란도 불매 여론을 키웠다. ADVERTISEMENT 한앤컴퍼니(한앤코)가 법정 공방 끝에 경영권을 넘겨받았을 때, 시장은 남양유업의 정상화에 의문을 나타내며 ‘승자의 저주’를 우려했다. 기존의 리스크에 소송전까지 더해지며 기업 이미지는 더 추락했고, 수백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의 늪에서도 헤어나오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앤코는 예상보다 빠르게 남양유업의 체질을 개선해 나갔다. 최대 과제인 오너 리스크를 지우기 위해 오너 중심 의사결정·감독 체계를 우선 바꿨고, 책임 자율경영 체제로 조직 문화를 전환했다. 준법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내부 통제·윤리 핫라인을 운영하는 등 신뢰 회복에도 방점을 찍었다. 손실을 기록했던 외식업체들을 정리하고 기존 제품 리뉴얼과 신제품 강화를 통해 라인업도 재정비한 결과, 한앤코 체제의 남양유업은 2024년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연결 기준 매출 9141억원, 영업이익 52억원을 기록하며 2020년부터 이어져온 고질적인 적자 구조에서 벗어났다. 윤리적 리스크를 기업 위기의 핵심 원인으로 진단하고 이를 개선한 것이 경영 성과 개선을 끌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앤코의 남양유업 인수 이후 경영 정상화 과정을 분석한 장영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그동안 사모투자(PE)는 비용 절감이나 재무적 성과 개선 중심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기업의 신뢰와 평판, 지배구조 회복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외부 투자자본이 기업 정상화와 장기적 가치 회복을 이끄는 새로운 역할을 제시한 대표 사례”라고 분석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2005~23년 국내 PE가 회수까지 마친 135건의 투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PE는 투자 후 평균 3.8년간 피투자기업의 가치를 평균 35%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PEF는 사업 재편, 비용 구조 개선, 지배구조 정비 등을 통해 밸류업 효과를 이끌어내고 기업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도 한다. 웅진식품에서 크린토피아까지 과거 적자 상태였던 웅진식품은 한앤코에 매각된 이후 흑자 전환했다. 당시 한앤코는 수익성이 낮은 제품의 생산을 과감히 정리하고 ‘자연은’ ‘하늘보리’ 등 주력 브랜드 경쟁력을 강조했다. 원재료 납품업체 선정을 경쟁입찰로 바꿔 원가 구조를 개선했고, 동부팜가야·대영식품 등 다른 기업을 추가로 인수하는 볼트온 전략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렸다. 경영 상태가 개선된 이후 한앤코는 웅진식품을 대만 퉁이그룹에 2600억원에 매각했다. 최근 딜에서도 밸류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크린토피아 인수 4년 만에 다른 PE에 매각해 4500억원의 차익을 낸 JKL파트너스가 대표적이다. 2021년 8월 특수목적회사(SPC·캐스블랑카유한회사)를 통해 크린토피아 창업주 지분 100%를 1900억원에 인수한 JKL은 세탁·수선 등 핵심 사업을 고도화하고, 가맹점 다각화와 출점 확대, 원가 구조 개선 등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섰다. ‘생활 구독·온디맨드 서비스 플랫폼’으로 재편된 크린토피아의 매출은 2023년 965억원에서 2024년 2796억원으로 190%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2825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11억원에서 445억원으로 43.23%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상법 개정을 계기로 대주주에 집중돼 있던 의결권이 소수 주주 쪽으로 분산된 가운데, PEF들이 기업 경영이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행동주의 전략을 활용하는 흐름도 확산하고 있다. 과거 단기 차익을 노리는 기업 사냥꾼으로 인식되던 PEF들이 ‘먹튀 자본’ 이미지를 벗고, 시장 개선에 기여하는 기관투자가로서의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를 통해 지배주주가 경영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맡는 한국 기업 특유의 구조를 개선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은 “국내 PE는 국내 상장 대기업의 바이아웃, 공개매수나 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통한 자발적 상장폐지 증가와 이와 관련된 소수 주주의 불만, 일부 국내 대형 PE 운용사의 경영권 분쟁 참여, 행동주의 PE의 활동 등으로 인해 투자자뿐만 아니라 언론과 일반 국민의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며 “과거 해외 PE 운용사들도 논란의 소지가 있는 투자 대상 및 방식에 뒤따르는 평판 위험을 관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본시장 참여자와 광의의 이해관계자에 대한 업계 공동의 대외 소통 노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ADVERTIS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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