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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에 매몰된 정치권, 경찰 개혁도 시작해야”

“검찰 개혁에 매몰된 정치권, 경찰 개혁도 시작해야”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한 갑론을박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특히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검찰개혁의 '마지막 단추'로 규정하며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검찰에서 빠져나온 권한이 고스란히 경찰로 쏠리면서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최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원들 약 67%가 검찰 보완수사권에 대해 '존치해야 한다'고 밝힌 의견조사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민변 검경개혁소위원장을 지낸 이창민 법률사무소

[인터뷰] 이창민 전 민변 사법센터 검경개혁소위원장 “수사기관 원래 믿으면 안 되는 존재...외부 통제기구 필요” “압도적 정보 비대칭 불신 원인...직무유기 처벌 강화해야” ADVERTISEMENT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한 갑론을박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특히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검찰개혁의 '마지막 단추'로 규정하며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검찰에서 빠져나온 권한이 고스란히 경찰로 쏠리면서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최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원들 약 67%가 검찰 보완수사권에 대해 '존치해야 한다'고 밝힌 의견조사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민변 검경개혁소위원장을 지낸 이창민 법률사무소 창덕 대표변호사(45)는 소위 '수사·기소 완전 분리론자'다. 그는 검찰 보완수사권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폐지가 원칙"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러나 보완수사권을 남겨두느냐, 없애느냐가 형사사법개혁 논의의 전부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그가 반복한 문장은 하나였다. "형사사법 시스템은 서로 맞물려 있다. 검찰 개혁과 동시에 경찰 개혁을 해야 한다." "공소시효 임박 송치는 경찰 직무유기" ADVERTISEMENT 이 변호사는 7월15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검찰 개혁의 궁극적 목표는 수사기관 간 구조적 비대함을 해소하고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시스템 마련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한 국가기관에 권력이 집중되면 폐단도 크다. 검찰 개혁이 시작된 것도 이 때문"이라며 "최근 언론에서 수사·기소 완전 분리에 회의적인 기사가 쏟아지는 것 자체가 그만큼 검찰 권한이 크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보완수사권 존치에 대해서는 '법 해석의 확장성'을 근거로 우려하기도 했다. 경찰 송치 사건의 '동일성·직접관련성' 범위 내 수사라는 조건을 두면 결국 자의적 해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말은 그럴듯하지만 동일성 범위는 법 해석의 영역이라 충분히 확장 가능하다. 시행령이나 대검 예규를 통해 정해버릴 수 있다"며 "직접 보완수사권을 어느 정도 남겨놓으면 확장 가능성이 열려 있어 검찰 수사의 폐단이 다시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보완수사권 존치론의 단골 논거인 '공소시효 임박 송치 사건'에 대해서는 오히려 경찰 책임론을 폈다. 그는 "공소시효를 며칠 안 남기고 검찰에 송치하는 것은 경찰의 직무유기다. 전문 수사기관이 그걸 모르고 수사를 진행할 수는 없다"며 "그런 사건이 10개 있으면 80~90%는 의도적으로 사건을 묻으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집이 용이한 증거조차 경찰이 확보하지 않고 송치했다면 검사도 며칠 만에 증거를 수집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검찰 개혁의 반대급부로 경찰 권한의 비대화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은 수사종결권을 얻었고 검찰의 수사지휘권은 폐지됐다. 여기에 보완수사권까지 사라지면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 공백은 더 커진다. 최근 경찰의 수사 축소·은폐 의혹이 불거진 '장윤기 강간살인 사건'은 이 같은 우려에 불을 붙였다. 이 변호사 역시 이 지점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경찰 수사의 상대적 비대화에 동의한다. 그래서 외부적 통제장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경찰 내부에 감시 직제를 신설하는 정도로는 불충분하고, 국민을 설득하기도 힘들다"고 역설했다. 이 변호사가 제시한 해법은 국가경찰위원회의 실질화다. 현재 자문기구 수준에 머무는 국가경찰위원회를 정부조직법상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하고, 산하에 상설기구를 두어 경찰 수사를 외부에서 통제하자는 구상이다. 특히 검찰의 손이 닿지 않는 경찰 '불송치 사건'에 대한 견제 장치를 강조했다. 현재 고발인의 경우 경찰 불송치에 이의신청을 할 수 없다. 그는 "송치 사건은 검찰의 기소와 보완수사요구로 통제할 수 있지만, 불송치 사건은 다르다. 피해자가 이의신청조차 못한 경우는 더욱 그렇다"며 "불송치 사건에 대한 외부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국내 법의학자 60여 명뿐, 변사사건 전문화 시급" 장윤기 사건으로 커진 경찰 불신에 대해서는 냉정한 진단을 내놨다. 이 변호사는 "경찰을 믿을 수 있냐는 말이 나오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믿을 수 없다. 그렇다면 검찰도 마찬가지다. 경찰이든 검찰이든 수사기관은 믿으면 안 되는 존재"라고 했다. 그가 지목한 수사기관 불신의 근본 원인은 '압도적 정보 비대칭'이었다. 그는 "변호사로서 경찰에 사건 관련해 물어보면 '피의사실 공표가 된다', '개인정보법상 알려줄 수 없다'고 하면 그만이다. 그래서 장난치기가 너무 쉽다"며 "외부 전문기관이 이런 정보 비대칭을 깨고 직접 수사를 들여다본다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 경찰의 비위와 부패를 내부 통제 장치로만 해결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10월 출범할 중수청이 경찰 범죄도 수사를 담당하니 어느 정도 통제 장치가 될 수 있지만, 경찰권이 상대적으로 확대되는 것에 비해 불충분할 수 있다. 국가경찰위원회 산하 상설 기구로 경찰 부패 감시 부서를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 역량 강화 및 신뢰 회복의 첫 번째 과제로는 변사사건 전문화를 꼽았다. 이 변호사는 "우리나라는 유독 변사사건을 자살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서도 자살 종결 처리가 많은데, 이는 검시 전문성이 있는 법의학자가 국내 60여 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며 "변사사건이 발생해도 현장에 출동한 검안의가 없거나 특정 검안의에게 의뢰가 쏠린다. 과점된 전문인력은 부패를 낳고 카르텔을 형성한다. 독립된 변사사건 전문부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검경의 별건 수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독립된 포렌식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수사경찰 별도 입직과 처우 개선도 주문했다. 이 변호사는 "판사, 검사도 그렇지만 경찰도 모든 사건에 대해 전문성이 있을 수는 없다"라며 "수사경찰로만 채용해 평생 수사 전문가로 키우고, 성과가 있는 곳에 크고 확실한 보상을 해야 공무원이 일할 동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일하지 않는 수사기관에 대한 형법적 제재도 강조했다. 그는 "검찰이 보완수사를 열심히 하는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마찬가지로 경찰 역시 보완수사요구를 받으면 미루거나 시늉만 한다"라며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하며 수사 담당자에 대한 직무유기 고발 사건을 수없이 봐왔지만 처벌된 적이 거의 없다. 대법원 판례 역시 몇 개뿐"이라며 "공무원 특유의 보신주의 타파를 위해서라도 직무유기죄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인터뷰 말미, 정치권을 향해서도 뼈 있는 말을 남겼다. 그는 "법을 만드는 정치권이 '검찰 개혁'이라는 도그마(독단적인 신념)에 빠져버렸다. 일단 검찰 개혁부터 하고 경찰 개혁은 나중에 하겠다는 것인데, 위험한 발상"이라며 "수사하는 기관과 기소하는 기관은 서로 맞물려 있다. 어느 쪽을 먼저 할 것이 아니라 동시 개혁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국회는 경찰 개혁 논의를 함께 시작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ADVERTIS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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