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적 부담됐나… 증권사, 매도대금 담보대출 손질

증권업계가 매도대금 담보대출 금리를 잇달아 낮춘 가운데 키움증권과 KB증권은 미수금이 발생하면 매도대금 담보대출이 자동 실행되는 서비스의 신규 가입 중단에 나섰다. 대출 이자 부담을 낮추는 한편, 투자자가 대출 실행 여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대출 서비스 운영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챗GPT 생성 이미지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의 올해 8월까지 매도대금 담보대출 이자수익은 1197억4920만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익인 658억5224만원을 80% 넘게 웃돌고 있다. 매도대금 담보대출은 투자자가 주식을 매도한 뒤 실제 매도대금이 계좌에 들어오기 전까지 해당 대금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상품이다. 국내 주식은 매도 체결일로부터 통상 2영업일 뒤 결제가 이뤄진다. 결제일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투자자는 매도대금 담보대출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미리 확보할 수 있다. 매도대금 담보대출은 국내 주식의 결제주기가 매도 체결일로부터 통상 2영업일 뒤인 현행 T+2 체계와 맞물려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23일 국무회의에서 “주식시장 참여자들 입장에서는 내가 주식을 팔았는데 요즘 같은 세상에 그 돈을 돌려받는 데 이틀씩 걸리는 게 납득이 잘 안 될 수 있다”며 결제주기 단축을 주문했다. 이후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매도대금 담보대출 금리 산정 체계 등을 살펴보기 위한 실태 점검에 착수했다. 이후 증권사들은 10%에 육박하는 매도대금 담보대출 금리를 줄줄이 낮췄다. 증권사별 매도대금 담보대출 금리는 연 5~8.75% 수준으로 낮아졌다. 미래에셋증권은 고객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음 달 2일부터 매도대금 담보대출 금리를 추가 인하에 나섰다. 지난 7월 금리를 연 9%에서 7.95%로 낮춘 데 이은 조치다. 이용 금액 중 3000만원 이하에 연 5.95%, 3000만원 초과분에 연 7.45%를 적용한다. 기존 금리보다 각각 2%포인트, 0.5%포인트 낮아진다. 매도대금 담보대출 관련 서비스를 손질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키움증권은 지난 15일 오후 6시부터 매도대금 담보대출 자동서비스의 신규 가입도 중단했다. 기존 가입자는 계속 이용할 수 있지만, 서비스를 해지하면 재가입할 수 없다. 매도대금 담보대출 자동서비스는 미수금이 발생했을 때 대출 가능 요건을 충족하면 매도대금 담보대출을 자동 실행해 미수금을 변제하는 서비스다. 투자자가 별도로 대출을 신청하지 않아도 미수금을 정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투자자가 다른 자금으로 미수금을 갚거나 매도대금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려 했더라도 대출이 자동 실행될 수 있다. 이 경우 투자자가 대출 실행 여부를 직접 선택하지 못한 채 이자를 부담할 수 있다. 키움증권은 “최근 금융권 전반의 신용공여 리스크 관리 강화와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자동서비스 신규 가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단 대상은 자동서비스 신규 가입으로, 일반 매도대금 담보대출은 계속 이용할 수 있다. KB증권도 오는 19일부터 매도대금 담보대출 자동서비스의 신규 가입을 중단할 예정이다. 현재 매도대금 담보대출 자동서비스는 키움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결제주기를 기존 2영업일에서 1영업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이달 중 세부 로드맵을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제주기가 단축되면 투자자가 주식 매도대금을 하루 더 빨리 받을 수 있어 매도대금 담보대출을 이용할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며 “투자자의 자금 활용 편의가 높아지고 대출 이자 부담도 줄어들면 매도대금 담보대출을 둘러싼 논란도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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