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품은 신한금융, 회사 정상화 험난

신한금융이 롯데손해보험을 시장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품었지만 정상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롯데손보 자본의 3분의 1가량이 이자를 내야 하는 '빚으로 채운 자본'인 데다 건전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추가로 넣어야 할 자금도 크다. 인수 뒤 상당 기간 배당도 받기 어렵다. 과거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인수 때 '고가 인수' 논란을 겪었던 신한이 이번에도 비슷한 정상화 비용을 떠안게 됐다는 평가다. / AI 생성 이미지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6월 말 후순위채 잔액은 8100억원이다. 신종자본증권 460억원을 더한 자본성증권 잔액은 8560억원으로 지급여력금액의 31%에 달한다. 금리는 연 6~7%대로 이자 부담도 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롯데손보가 최근 1년간 지급한 후순위채 이자는 542억원이다. 지난해 회사 연간 순이익 513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롯데손보는 새 건전성 제도인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을 맞추기 위해 자본성증권 발행을 늘려왔다. 2023년 이후에만 후순위채를 8차례 발행했다. 이에 따라 후순위채 잔액은 2022년 말 약 31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8100억원이 됐다. 상환 부담도 다가오고 있다. 내년 9월 후순위채 1400억원의 조기상환(콜) 시점이 돌아온다. 지난해 5월 콜이 무산된 후순위채 900억원과 올해 12월 콜 시점인 신종자본증권 460억원까지 더하면 당장 처리해야 할 자본성증권은 2760억원에 이른다. 자본의 질을 따지면 건전성은 크게 약해진다. 롯데손보가 공시한 킥스 비율은 6월 말 경과조치 적용 후 161.9%지만 당국 기준 가정인 원칙모형을 적용하면 139.2%로 낮아진다. 경과조치까지 걷어내면 113.4%다. 후순위채 같은 빚 성격의 자본을 빼고 계산하는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후 -5.4%까지 떨어진다. 내년부터 50%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지표다. 신한금융은 지난 13일 롯데손보 지분 77.04%를 6933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매각 과정에서 거론된 1조원대보다 낮은 가격이다. 신한은 잔여 지분 22.96% 인수에 약 2000억원, 롯데손보 유상증자에 약 3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분 인수 대금까지 더한 총투입액은 약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신한은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로 기본자본을 약 7600억원 늘려 기본자본 비율을 38%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후 보험영업에서 낸 이익을 쌓아 경과조치가 끝나는 2035년 말까지 건전성을 단계적으로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그사이 배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기본자본 비율 미달로 경과조치를 적용받는 보험사는 그 기간 배당을 할 수 없어서다. 신한이 계획대로 자본을 확충해도 기본자본 비율이 규제 기준(50%)에 못 미치는 만큼 경과조치 적용은 불가피하다. 인수 자금 회수가 그만큼 늦어진다는 의미다. 추가 증자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신한의 실질 총비용이 제시액보다 최대 8000억원 많은 1조5000억~2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도 나온다. 장영임 SK증권 연구원은 “2035년까지 최소 한 차례 추가 증자가 필요한 상황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 수익성 감소도 우려 요인이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원칙모형 전환 등을 반영하면 롯데손보의 보험계약마진(CSM)이 2조2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한은 과거 오렌지라이프 인수 때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2018년 9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로부터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를 2조2989억원에 사들이기로 계약하고 이듬해 2월 자회사로 편입했다. 신한이 주당 4만7400원에 사들인 주가는 편입 첫해 절반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고가 인수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주가 하락의 배경으로는 MBK가 매각을 앞두고 저축성 성격의 상품을 늘려 외형을 키운 점이 꼽혔다. 2018년 달러보험 등 혼합형 상품 보험료는 1조4000억원으로 전년의 두 배 수준까지 불었다. 신한 편입 뒤 판매를 줄이자 실적도 꺾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렌지라이프 순이익은 2018년 3113억원에서 편입 첫해인 2019년 2701억원으로 13% 줄었다. 롯데손보 역시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2019년 인수해 매각을 추진해온 회사다. 회사를 운영하는 기간 당국 기준보다 유리한 예외모형을 적용해 수익을 책정해 온 만큼 이를 정상화하는 비용도 이번에 신한이 떠안게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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