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대단한 의지의 성취주의자’... 슬프게도, 그의 뇌는 빨리 늙는다

‘대단한 의지의 성취주의자’... 슬프게도, 그의 뇌는 빨리 늙는다
Source:chosun

대단한 의지의 성취주의자 슬프게도, 그의 뇌는 빨리 늙는다 중년 이후 경계해야 하는 것은 너무 강한 확신 자기 객관화가 인지 예비력 높이고 뇌 노화 늦춰

40대를 지나게 되면 취미와 여가가 어느 정도 자리 잡는다. 일과 연관된 취미인 경우도 있다. 취미는 기본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다. 심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활력소다. 하지만 인생 주기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청년기에는 자신이 ‘잘 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치열하게 구분하고 탐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현실적인 생계와 자아 실현의 교차점을 찾아 사회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년 이후, 본격적으로 노화와 삶의 질을 관리해야 하는 시기로 접어들면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나를 진정으로 기쁘게 하고 빛나게 하는 것’을 명확히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 이 두 가지가 완벽하게 일치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에서는 그 간극이 꽤 크다. 건강하고 즐겁게 인생 후반기를 영위하는 사람들 삶을 들여다보면, 이 둘을 지혜롭게 조화시키거나, 비록 작고 사소하더라도 자신과 타인을 함께 기쁘게 만드는 일상을 꾸준히 실천하여 삶의 여백을 풍요롭게 채워나간다. 반면, 좋아하는 것에만 과도하게 집착하는 경우에는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경험하게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 예컨대 은퇴 전후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상하거나 주식·부동산 투자에 몰두하는 것, 혹은 골프, 등산, 수집 활동 같은 취미에 열정을 쏟는 건 그 자체로 삶의 원동력이 된다. 무언가에 깊이 몰두하면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그 몰입이 적정선을 넘어설 때 문제가 발생한다. 흔한 실수는 무언가에 심취한 나머지 ‘선택과 집중’이라는 명목 아래 주변 사람들을 배척하거나 다른 중요한 일들을 소홀히 하는 경우다. 자신의 방식과 취향만을 고집하게 되면서, 자신과 관심사가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지루해하거나 심지어 깎아내리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가족이나 오랜 지인들과 관계가 점점 소원해진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했을 뿐인데, 어느새 주변 사람들과 거리가 멀어지는 역설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결국 두 가지 고립을 초래한다. 1. 내면에서의 ‘생각의 고립’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특정 분야 정보와 논리에만 갇혀 다른 시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지적 경직성이 생긴다. 타인의 애정 어린 조언이나 피드백조차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불필요한 간섭으로 치부하게 된다. 물론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며 소속감과 즐거움을 느낄 수는 있다. 하지만 중년 이후에는 예기치 않은 건강 문제나 피치 못할 개인 사정 등으로 모임 참석이 어려워지는 변수가 흔하게 발생한다. 오랜 세월 삶의 희로애락을 나누며 다져진 깊은 관계가 아니라면, 이러한 상황에서 인연은 쉽게 흩어지고 후엔 더 큰 고립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2. 외면에서의 ‘사회적 고립’이다. 소통이 단절되고 자기중심적 태도가 굳어지면서 주변에는 진심을 나눌 사람이 점차 사라진다. 이런 현상은 임상 현장에서 흔히 목격하는 ‘사회적 노쇠(Social Frailty)’로 이어진다. 사회적 관계망의 축소와 단절은 인지 기능 저하와 신체 노쇠를 가속화하는 핵심 위험 인자다. 의학적으로 볼 때, 촘촘한 혹은 긴밀한 사회적 연결망을 잃어버리는 것은 흡연이나 비만 이상으로 노년기 건강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우리의 뇌는 타인과 교류하고 다양한 감정을 나눌 때 가장 활발하게 기능하고 유연성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립의 누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중년 이후일수록 타인의 의견을 풍부하게 듣고 ‘자기 객관화’를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일에 매몰되어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은지, 나만의 생각에 갇혀 옹고집을 부리고 있지는 않은지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무언가 하나에 지나치게 심취하여 고립되는 것을 막으려면, 주변 사람들을 챙기고 나에 대해 피드백받는 것을 결코 꺼려서는 안 된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타인의 시선을 통해 나를 바라보는 유연성은 뇌의 인지 예비능(Cognitive Reserve)을 자극하고 뇌 노화를 늦추는 훌륭한 예방 주사가 된다.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라는 뜻이 아니다. 좋아하는 일의 테두리 안에 갇혀 사람을 잃는 어리석음을 경계하라는 의미다. 이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연구 결과는 꽤 많다. 특히 80년 넘게 인간의 삶을 추적 관찰해 온 하버드대 성인 발달 연구(Harvard Study of Adult Development)에서는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의 가장 강력한 결정 요인은 부나 명예, 혹은 특정 분야에 대한 대단한 성취나 몰두가 아니라고 밝혔다. 오히려 가장 기여도가 높은 요인은 바로 ‘따뜻하고 의지할 수 있는 인간관계’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만 빠져 주변과 소원해진 사람보다, 타인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고 일상의 기쁨을 나눈 사람들의 뇌 기능과 신체 건강이 훨씬 우수하게 유지됐다. 최근 의학계에서 주목받는 초고령자(super-agers), 즉 신체적 나이는 많지만 청장년층 못지않은 인지 기능과 활력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공통된 특성이 발견된다. 이들의 장수 비결은 단지 뛰어난 유전자나 엄격한 건강 비법에만 있지 않았다. 심리적, 사회적 측면에서 ‘다양성에 대한 포용성’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건강 수명을 늘리는 매우 중요한 결정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들은 새로운 환경이나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배척하지 않고 수용하며,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안다. 특별히 성취감 넘치는 대단한 일이 아니더라도, 텃밭을 가꾸거나 이웃과 차를 마시는 사소한 일상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심지어 병에 걸려 몸이 불편해지거나 사고로 거동이 어려워져도 자신이 느낀 소박한 기쁨에 감사하며, 기꺼이 타인과 나눈다. 우리는 종종 내가 좋아하는 것을 극적으로 성취해 내야 행복해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중년 이후의 삶을 진정으로 빛나게 하는 일은 거창한 성과에 있지 않다. 그것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나의 온기와 긍정적인 쓰임새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에만 몰두할 때는 나 혼자 즐겁지만, 나를 빛나게 하는 일을 할 때는 나와 주변 사람들의 얼굴이 함께 환해진다. 내 주변을 세심하게 챙기고, 열린 마음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작은 기쁨이라도 기꺼이 나누는 태도 자체가 내 삶의 가치를 높이고 스스로를 빛나게 한다. 나이 들수록 진정으로 경계해야 할 것은 실패가 아니라 고립이다. 젊은 시절에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알아가는 것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무엇이 나와 내 주변을 동시에 빛나게 하는지 성찰할 때다. 무언가의 달인이 되는 것보다, 사소한 일상이라도 감사하고 타인과 긍정적인 감정을 교류하는 사람들. 결국 그들이 가장 건강하고 훌륭하게 나이 들어가는 진정한 승자가 될 것이다. 현재 깊이 몰입할 정도로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이 과연 나와 주변을 얼마나 빛나게 하고 있는지 한 번쯤 되돌아보길 바란다.

This is a summary. Read the full article at the original source.

Read full article at cho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