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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이진숙 방통위의 탄압... “표적 감사가 한 조직 망가뜨려”

이동관·이진숙 방통위의 탄압... “표적 감사가 한 조직 망가뜨려”

2024년 1월18일, 사회적협동조합 빠띠는 하루아침에 ‘보조금 부당사용 사업자’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빠띠는 문재인 정부 당시 방송기자연합회·한국기자협회 등과 함께 팩트체크 플랫폼 ‘팩트체크넷’을 운영해왔다. 국민의힘은 운영 중에도 팩트체크넷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며 공세를 이어갔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감사에 들어갔다. 이동관 체제 방통위는 빠띠가 사업 인건비를 과다 청구하는 등 팩트체크넷 사업이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고, 이진숙 체제 방통위는 빠띠에 7억 원이 넘는 환수금과 제

2024년 1월18일, 사회적협동조합 빠띠는 하루아침에 ‘보조금 부당사용 사업자’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빠띠는 문재인 정부 당시 방송기자연합회·한국기자협회 등과 함께 팩트체크 플랫폼 ‘팩트체크넷’을 운영해왔다. 국민의힘은 팩트체크넷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며 공세를 이어갔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감사에 들어갔다. 이동관 체제 방통위는 빠띠가 사업 인건비를 과다 청구하는 등 팩트체크넷 사업이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고, 이진숙 체제 방통위는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탄핵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빠띠에 7억 원이 넘는 환수금과 제재부가금(이하 과징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빠띠 보조금 사용에는 문제가 없었다. 애당초 방통위의 규정이 불명확했고, 빠띠는 시청자미디어재단과 사전 협의를 거친 후 보조금을 사용해왔다. 결국 이재명 정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이하 방미통위)는 지난 16일 처분을 취소했다. 910일 만의 결정으로, 그 사이 빠띠 조직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렸다. 감사 결과가 나오자 추진 중이던 사업은 좌초됐고,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받으려 했던 긴급대출도 막혔다. 극심한 재정난에 직원은 절반으로 줄었고, 임금 삭감도 이어졌다. 언론이 방통위 감사 결과를 그대로 전하면서 빠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굳어지기도 했다. 빠띠를 이끌고 있는 권오현 이사장 몸에선 암이 발견되기도 했다. 권오현 이사장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다 죽어가고 있었는데, 목숨이 다시 이어졌다”고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그는 방통위와 빠띠에 대한 일방적 보도를 쓴 언론이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27일 서울 광화문 인근 카페에서 권 이사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에 대해 들었다. 팩트체크넷은 문재인 정부의 허위조작정보 대응 정책 일환으로,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빠띠가 공동 출자해 만들었다. 제휴 언론사가 시민들의 팩트체크 제안을 받아 기사를 작성하거나, 시민들과 협업해 기사를 작성하는 방식이었다. 빠띠는 팩트체크넷 플랫폼 제작 업무를 맡았다. 빠띠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사회적 공론장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협동조합이다. 아래는 권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 2024년 1월 나온 감사 결과가 취소되기까지 2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거의 다 죽어가고 있었는데, 목숨이 다시 이어진 느낌이다. 그동안 빠띠가 받아온 피해를 어떻게 다시 회복시킬 수 있을지 막막할 뿐이다. 방통위에 공식적으로 공문을 받은 건 지난 16일이다. 그 전에도 의원실 관계자들이 귀띔해주긴 했지만, 공문을 받기 전까진 불안한 마음 뿐이었다.” - 당시 방통위 감사를 어떻게 회상하는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감사를 받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 이동관 전 위원장은 2023년 국정감사에서 ‘팩트체크넷 편향성 문제가 있다’며 감사와 수사의뢰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기관장이 감사에 들어가기 전 사업이 문제가 있다고 못 박은 것이다. 다만 팩트체크넷 사업을 하는 동안 꾸준히 국민의힘 비판을 받아왔기에 문제를 만들지 않기 위해 모든 걸 확인받으며 일을 진행했고, 문제될 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를 부도덕한 조직으로 내모는 감사 결과가 나왔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 이후 빠띠 상황이 어려워졌을 것 같다. “성한 날이 없었다. 예를 들어 해외 기관에 수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이 있었다. 그런데 방통위가 빠띠를 부도덕한 조직으로 낙인찍는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해외 기관은 ‘레드 플래그’(위험 신호)가 떴다고 알려왔다. 억울함을 소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여러 사업 파트너가 정해져 있었는데 감사 결과가 나오고 빠띠에 대한 비판기사가 나오니 ‘협업에서 빠져달라’는 요청이 왔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정부 기금이 중단됐는데, 감사 결과가 나오니 민간 사업도 멈추게 됐다. 사업이 중단되니 조직이 흔들렸다. 직원 임금을 줄여야 했고, 결국 절반 가까운 인력이 퇴사했다. 직원이 40명이 넘었는데, 지금은 20명 수준이다. 리더급은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고. 긴급운영자금이 필요해 대출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그땐 이진숙 방통위가 과징금을 결정하더라. 그래서 논의 중이던 대출도 취소됐다. 정부의 표적 감사가 한 조직을 어떻게 망가뜨릴 수 있는지 직접 목격하게 됐다.” - 개인적으로도 힘든 시간이었다. “몸이 안 좋았는데, 조직이 흔들리고 있으니 검진받을 생각을 못했다. 정신이 워낙 없으니. 미루고 미루다 지난해 말 건강검진을 받았고, 신장암을 발견했다. 술도 거의 먹지 않고 담배도 안 피는데. ‘올게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부터 ‘하고 싶은 일 열심히 하다가, 나이 50살이 되거나 몸이 아프면 그만두자’는 혼자만의 기준을 세워두고 있었다. 그런데 올해 50살이 됐고, 지난해 암에 걸렸다. 그만둬야 하는 순간이었지만, 놓을 수 없었다. 부채도 있고, 전 직원들에게 줄 퇴직금도 남아 있고, 임금도 회복해야 하는데 그만둘 수가 없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왔다. 수술은 다행히 잘 끝났지만, 문제는 쉬지 못한다는 점이다. 수술 후 회복을 잘 해야 하는데, 쉴 시간이 없었다. 이제 과징금 취소 결정이 나왔는데, 빠띠 회복을 위해 또다시 나서야 한다.” - 국민의힘과 방통위는 팩트체크넷 사업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주장해왔다. “팩트체크 내용 중 정치 관련 부문은 14%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양당 이슈를 고루 다뤘다. 하지만 비판하는 쪽에서 이런 팩트는 중요하지 않았다. 얼마 되지도 않은 정치 콘텐츠를 가지고 편향적이라고 공격을 한 것이다. 되돌아보면, 팩트체크넷 사업은 빠띠만 한 게 아니다. 방송기자연합회·한국기자협회 등 언론계가 함께한 사업이고, 우린 시민들이 참여하는 팩트체크 플랫폼을 만드는 역할을 했다. 방송기자연합회에서 제안이 와서 참여했다. 보통 IT사업이 궤도에 오르려면 7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팩트체크넷은 시작하자마자 엄청난 공격을 받았고, 2년도 되지 않아 기금 지원이 중단됐다.” - 감사 결과가 나왔을 당시 언론보도도 많이 나왔다. “폭력적이었다. 그냥 세워놓고 두들겨 패는 수준이었다. 해명기회도 주지 않고. 언론이 왜 무서운지 알게 됐다. 방통위 감사 결과가 나온날, 우리 입장을 묻기 위해 연락을 준 곳은 얼마되지 않았다. 한겨레와 경향이 빠띠 입장을 담아 기사를 쓰니 방통위가 곧바로 해명자료를 내더라. 그 해명자료가 또다시 기사화되고. 조선일보는 제목에서 팩트체크넷 인건비가 2배 부풀려졌다고 보도했고, KBS는 그래픽까지 만들었다. 우리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언론에 문제제기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형 언론사가 문제를 제기하니 ‘빠띠가 뭔가 잘못했겠지’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해볼까 고민도 했는데 감사 결과에 대응하느라 시간이 지나갔다. 할 수 있는건 그저 버티는 것 뿐이었다.” -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선 언론사에 ‘기존 보도 3배 분량의 정정보도’를 요구했다. “거짓을 바로잡기 위해선 3배의 노력이 든다고들 하는데 ‘오보를 냈으면 거기에 맞는 정정보도를 내줘야 하지 않는가’라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잘못된 언론보도가 준 낙인효과가 너무 컸다. 이제 감사 결과가 뒤집혔으니 이들 언론이 나서서 ‘우리가 실수했다’고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무책임한 언론이고, 흉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 이진숙 방통위는 빠띠에 7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방통위가 과징금 공문을 보낸 게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탄핵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해 4월16일이었다. 모든 사회적 이슈가 탄핵 이후로 몰리던 때, 우리에게 과징금을 청구한 것이다. 과징금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다. 언론계가 팩트체크넷 출범에 함께했기에 도와주리라 기대했지만, 그런 노력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당시 참여한 단체가 몇 곳인데, 솔직히 서운했다. 소송을 제기하고 싶었지만 그럴 돈도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일부 언론이 기사를 써주고 국회에서도 문제제기를 해 이번 결과가 나왔지만, 그때를 생각해보면 막막한 심정뿐이었다.” 관련기사 - 감사 결과가 취소됐는데, 바라는 점은 있는가. “이제 제대로 된 결과가 나왔으니 방통위와 언론은 꼭 사과를 했으면 한다. 빠띠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팩트체크넷 사업을 한 게 아니라, 건강한 디지털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언론은 짧게라도 정정보도를 하고, 방통위는 ‘우리가 결정을 잘못내렸다’고 확실하게 사과를 했으면 한다. 특히 이진숙 전 위원장은 우리에게 부당한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국회에 입성했다. 솔직히 무섭고 걱정된다. 국회에서 또 무슨 일을 할지 모르니까. 왜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조직 정상화가 시급하다. 급여를 회복하고, 부채도 갚고. 그리고 빠띠가 해오던 일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 건강한 인터넷 공론장을 형성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최근 IFCN(국제 팩트체킹 네트워크) 인증을 신청했고, 최종 심사 단계다. 팩트체크 사업으로 많은 고초를 겪었지만, 여전히 팩트체크는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이슈다.” 후원은 더 좋은 기사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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