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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안 따뜻한 돌봄⋯ 출소자가 섬기는 ‘선순환 열매’

담장 안 따뜻한 돌봄⋯ 출소자가 섬기는 ‘선순환 열매’
Source:kmib ↗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다 교도소에 수감된 이성훈(가명)씨는 스스로 ‘말썽꾸러기’였다고 회고했다. 교도소 안에서도 담배를 몰래 소지하는 등 문제를 일으켜 독방에 갇히기도 했다. 약 28년 전 홍성교도소에서 복역하던 그의 곁을 찾아온 사람은 당시 교정공무원으로 근무하던 김봉래(78·아래 사진) 목사였다. 김 목사는 독방에 갇혀 있던 이씨를 자주 찾아가 기도하고 신앙을 권했다. 이씨는 광주 대구 대전 및 경북 청송 등 다른 교도소로 옮겨간 뒤에도 편지를 건넸다. 이씨는 2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목사님은 저의 부모님보다도 더 간절하게 저를 돌봐주셨다”고 했다. 목사님의 진심 때문에 죄에서 돌이킬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가둬두는 것만으로는 교정과 교화가 되지 않는다”며 “사람을 향한 꾸준한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현재 사업체를 운영하며 출소자들을 고용하고 있다. 소개해준 출소자가 절도 사건을 일으켜 난처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그래도 그는 출소자들이 사회에서 다시 일할 기회를 얻어야 한다는 생각을 포기하지 않는다. 김 목사의 출소자 자립 사역에도 물품 등을 후원하고 있다. 한 사람을 향한 관심이 또 다른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일로 이어진 것이다. 김 목사는 교도소 담장 안에서 시작한 인연을 출소 이후의 삶까지 이어가는 사역을 하고 있다. 최근 방문한 충남 홍성교도소. 언론에 드물게 공개하는 이 공간에서 수용자를 만나려면 삼중의 철창문을 지나야 했다. 상담실과 심리치료팀 사무실 등을 지나 도착한 강당의 출입문도 차가운 쇠창살이었다. 뒤편에는 성경을 비롯한 여러 책이 꽂혀 있었다. 빛바랜 파란색 수용복을 입은 이들이 종교활동을 하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김 목사를 만났다. 그는 1975년 제주교도소에서 교정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30년간 근무했다. 87년 홍성교도소로 옮겨 전도사로서 교정선교에 힘썼다. 97년에는 교도소 안에 경비교도대원들을 위한 예배당을 세웠다. 수용자들에게 성찬과 세례를 나누고 싶었던 그는 2005년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같은 해 교정공무원에서 퇴직한 뒤에도 홍성교도소교회 목회를 이어갔다. 2016년에는 비영리 민간단체 ‘뉴스타트’를 설립했다. 멘토 7명이 무기수와 장기수 등 멘티 20여명을 정기적으로 찾아가 마음을 나누는 일을 한다. 재소자 출소 이후에는 취업과 창업까지 돕는다. 김 목사는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을 내 가족처럼 꾸준히 돌봐야 한다”고 했다. 수용자를 만날 때는 죄명을 먼저 묻지 않는다. 그는 “죄명을 알면 선입견이 생겨 대화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출소자의 자립을 위한 김치공장 설립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출소자가 김치를 생산해 급여를 받고 수익으로 다른 수용자를 돕는 꿈을 꾸고 있다. 현재 6611㎡(2000평) 부지는 확보했는데 건축 사업비를 마련하지 못해 건립이 지연되고 있다. 김 목사는 “재범의 원인은 출소 후 사회적 지원이 없고, 아직까지도 이들이 자리 잡을 터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출소자가 흉기를 휘두른 사건을 두고도 김 목사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오랜 수감생활 동안 분노와 원망을 품은 채 사회로 돌아간다면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한다. 그는 “우리의 멘토링이 그걸 완화시키는 것”이라며 “수용자들을 찾아가 피해자 가족을 생각하도록 권하고 복음을 전하며 따뜻하게 가족이 돼주면 조금씩 변화가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흐르는 눈물은 손으로 닦아줄 수 있지만 마음에서 흐르는 눈물은 진정으로 함께해야만 닦아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그 변화의 중심에 복음이 있다고 믿는다. 그는 “복음으로 성령을 체험해야 진정한 변화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 복귀 이전에 관계 형성의 디딤돌을 놓아야 하고, 출소 후에도 소통하고 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류일열 홍성교도소장은 “수용자들은 갇힌 환경에서 여러 갈등과 고민을 겪고, 재판이 진행 중인 이들은 불안감도 크다”며 “교정당국이 수용자를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면, 김 목사님을 비롯한 종교위원들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바른길로 나아가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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