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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화재 뒤 제도개선 나선 정부...‘물류 강국’ 미국 기준 살펴보니

대형 화재 뒤 제도개선 나선 정부...‘물류 강국’ 미국 기준 살펴보니
Source:hani

인천 쿠팡물류센터 화재를 계기로 정부가 물류센터 설계 단계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화재 안전 실태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사고에서 물류센터 내부에 쌓인 가연성 적재물이나 건물 구조 등이 피해 규모를 키우는 난점으로 떠올랐는데, 정부는 사고 원인이 밝혀지면 해외 사례 등도 참고해 구체적인 제도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한국의 안전 기준이 물류 선진국으로 불리는 미국의 촘촘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요한 참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는 소방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화재 원인을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반 업무용 시설과는 다른 물류센터의 구조적 특성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다량의 가연물이 쌓여 있는 물류센터 구조가 화재 진압의 어려움을 가중시킨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사고가 발생한 쿠팡 물류센터는 불에 타기 쉬운 비닐·종이 포장지 등으로 이뤄진 가연성 물품들이 빽빽하게 쌓여 있었기 때문에 한번 불이 붙으면 큰 화재로 번지기 쉽다는 게 소방당국 등의 설명이다. 층고가 높고 창문이 없는 물류센터 구조도 화재에 취약한 요인으로 꼽힌다.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6층은 축구장 면적 4배 규모(2만8천m2)에 층고가 10m에 이르고, 쿠팡은 이곳을 복층 공간으로 조성해 선반마다 각종 화물을 보관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창문은 없었는데, 창문을 설치할 경우 물품 변질 가능성이 있는데다 밤에 조명을 밝게 켜둘 경우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불에 잘 타는 적재물이나 창문이 없는 구조, 높은 층고 등 물류센터의 특성부터 분석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0일 출범한 민관합동 티에프(TF)를 통해 물류시설의 설계부터 운영·관리까지 화재 예방 체계 전반을 손질하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물류센터가 대형화하는 만큼 국외 안전 기준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에서 화재안전기준으로 채택하고 있는 미국방화협회(NFPA)의 스프링클러 설비기준(NFPA13)을 보면, 화물의 화재 위험도 분류나 스프링클러 설치와 관련해 엄격한 기준을 두고 있다. 적재물의 종류를 ‘불연성’ ‘목재·종이 등 가연성’ ‘일반 플라스틱’ ‘발포 플라스틱’ 등 7~8개로 위험도를 구분하고 있으며, 이를 받치고 있는 팔레트(받침대)도 나무·플라스틱 등 소재에 따라 위험성 평가를 달리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선반(랙) 내 스프링클러 설치 간격도 고위험 적재물이 있는 곳의 경우 더 촘촘하게 설치할 것을 규정하는 등 화재 안전 매뉴얼도 세분화했다. 가령 위험성이 비교적 크지 않은 적재물의 경우 선반 내 스프링클러를 가로 2.4m 간격으로 설치하게 했지만, 불길이 세게 붙을 수 있는 플라스틱 화물은 1.5m 간격으로 조밀하게 설치하도록 하는 식이다. 스프링클러도 반응 속도가 빠른 ‘신속반응형’ 최우선으로 사용하도록 요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기준을 참고해 2024년 창고시설 화재안전기술기준(NFTC 609)을 두고 있지만, 스프링클러 간격을 높이 3m마다 설치해야 한다는 수준으로 일괄 규정하는 데 그치고, 적재물의 위험성도 별도로 분류하고 있지 않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산불이 건물 내부에서 벌어진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라며 “사고 원인 등이 나오면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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