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vironment·

[시(詩)와 사색] 강이 흐르는 것만으로도

[시(詩)와 사색] 강이 흐르는 것만으로도

강이 흐르는 것만으로도 최하림 강이 흐르는 것만으로도 시간들은 눈부시다 강의 속살까지 번쩍이는 시간들이 들이닫는 느낌은 서늘하다 못해 비명 같다 가끔 바람이 회오리쳐 가고 옥수수 이파리들이 하루가 다르게 자라 올라 들판 가득 소리의 물결을 풀어놓는다 소리의 물결 속으로 방울새들이 날아오르고 색색의 종달이도 오른다 소리와 시간들이 용수철처럼 튀어오른다 ...... 눈이 감긴다 한여름 강변에서는 고요가 나른하게 빛살처럼 일렁인다 『풍경 뒤의 풍경』 (문학과지성사, 2001) 문득 셈을 해보니 이 동네에 살게 된 지도 벌써 서른 해가 다 되어가고 있다. - 시(詩)와 사색,옥수수,한여름 강변,버스 노선,강이 흐르는 것만으로도,최하림,풍경 뒤의 풍경,OPINION

강이 흐르는 것만으로도 최하림 강이 흐르는 것만으로도 시간들은 눈부시다 강의 속살까지 번쩍이는 시간들이 들이닫는 느낌은 서늘하다 못해 비명 같다 가끔 바람이 회오리쳐 가고 옥수수 이파리들이 하루가 다르게 자라 올라 들판 가득 소리의 물결을 풀어놓는다 소리의 물결 속으로 방울새들이 날아오르고 색색의 종달이도 오른다 소리와 시간들이 용수철처럼 튀어오른다 ...... 눈이 감긴다 한여름 강변에서는 고요가 나른하게 빛살처럼 일렁인다 『풍경 뒤의 풍경』 (문학과지성사, 2001) 문득 셈을 해보니 이 동네에 살게 된 지도 벌써 서른 해가 다 되어가고 있다. 처음 이곳의 모습을 기억한다. 모든 게 다 새것이었다. 새 아파트, 새 상가, 새 도로, 새 신호등, 새 버스 노선. 새로 깔린 보도블록을 밟고 새로 생긴 공원에 가면 심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묘목들로 가득했다. 나무마다 새로 날아온 새들. 그리고 지금은 이 모든 것들 위로 공평하게 세월이 흘렀다. 삼켜야 할 것은 삼키고 밝혀야 할 것은 밝혔다. 서로 곁을 내어주며 품을 넓혔다. 동네에서 우리는 함께 자랐고 함께 흘렀으며 함께 늙었다. 당연한 일이겠으나 한동네에서는 시차(時差)가 없다. 박준 시인

This is a summary. Read the full article at the original source.

Read full article at joongang_co_kr